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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ey Notes

일을 끝내고, 다음 일을 더 낫게 만드는 사람

일을 끝내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개선점을 다음 작업에 남기는 사람에 관하여.

  • 일하는 방식
  • 협업
  • 개선
  • 생산성
복잡하게 얽힌 탐색 경로가 기준점을 지나 단순하고 지속 가능한 작업 경로로 바뀌는 필드노트.

일을 끝내는 것은 중요하다. AI가 일에 들어오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문제의식과 개선안이 있어도 약속한 결과를 끝내지 못하면 일은 앞으로 가지 않는다.

내가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은 일을 끝내지 않았을 때만이 아니다. 맡은 일은 끝냈지만, 그 과정에서 반복된 낭비와 재작업이 다음에도 그대로 반복될 때 더 답답하다.

내가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디자인에서 정하지 않은 상태를 개발 중에 다시 묻고, QA에서 같은 화면을 또 고쳤던 경험이다. 화면은 결국 완성했지만, 빠진 결정을 언제 확인할지에 대한 기준은 남지 않았다. 결과물만 고치면 다음 화면에서도 같은 비용을 치를 수 있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완료보다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결과물을 완성해야 무엇이 잘됐고 어디에서 시간이 새었는지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료로 관찰을 닫지 않고, 이번에 발견한 문제를 다음에는 더 적은 시행착오로 끝낼 수 있는 조건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렇다고 직원에게 창업자 수준의 희생이나 조직 전체의 개선을 요구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자기 업무에서 반복되는 낭비와 재작업을 줄이려는 관심과, 회사 전체를 자기 일처럼 떠맡는 태도는 구분해야 한다.

관심이 없는 것과 권한이 없는 것은 다르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정말 개선에 관심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개선을 제안해도 자기 일만 늘어났던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문제를 발견했지만 바꿀 권한이 없을 수도 있고, 내가 중요하게 보는 낭비를 상대는 우선순위가 낮은 문제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직원이어서 그렇다”를 결론으로 놓기보다, “이 사람은 어디까지를 자기 일로 생각하는가”를 관찰하려 한다.

완료를 어디까지로 정의하는지, 다음 사람이 이어서 일할 수 있도록 무엇을 남기는지, 반복되는 질문을 줄이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는지를 봐야 한다. 같은 결과를 만들더라도 자기 역할을 단순한 할당량으로 보는 사람과, 다음 작업의 조건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일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조직 전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업무에서 반복되는 누락과 재작업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계속 개인의 주의력 문제로만 남겨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끝낸 일에서 다음 개선을 찾는다

개선은 거창한 혁신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전달 전에 빠진 조건을 표시하거나, 반복해서 묻는 질문을 문서에 남기거나, 결정할 사람을 명확히 하는 것처럼 작게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결과물이 나왔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다음 사람이 같은 빈칸을 다시 채워야 하는지, 같은 실수를 다시 발견해야 하는지, 같은 설명을 또 해야 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한 번의 누락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누락이 반복되는데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면, 문제는 한 사람의 꼼꼼함을 넘어선다. 그때는 누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묻기보다, 왜 이 문제가 시스템에 남아 있지 않은지를 물어야 한다.

나는 사람을 빨리 평가하기보다, 일하는 방식을 먼저 보고 싶다. 관심이 없는 것인지, 권한이 없는 것인지, 개선의 비용을 혼자 떠안아왔던 것인지 알아야 다음 행동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기대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창업자처럼 일하는 조직이 아니다. 각자가 맡은 일을 제대로 끝내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반복되는 낭비를 줄여 다음 사람이 조금 더 정확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이다.

일을 끝내는 것은 책임의 출발점이다. 일을 더 낫게 만드는 사람은 결과물을 제때 완성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와 개선점을 다음 작업의 조건으로 남긴다.

개선은 완료를 대신하는 일이 아니라, 다음 완료를 더 낫게 만드는 일이다.

Hooney (Seolhun)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Firstage를 운영합니다. 이곳에는 일하고 배우고 살아가며 무엇을 선택했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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