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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ey Notes

6개월 만든 서비스를 접고, 다시 시작했다

첫 서비스를 접은 뒤 무엇을 놓쳤는지 돌아보고, 두 번째 서비스에서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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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트에서 끝난 주황색 경로가 좌표와 배움을 이어받아 새 노트에서 다시 출발하는 장면.

2025년 6월부터 개인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원래 에디터에 관심이 많았다. 여기에 AI가 결합하면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AI 콘텐츠 마케팅 자동화 서비스를 만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시작점에는 고객의 문제만큼이나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 둘의 차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했다.

코드를 만들기 전에도, 만든 다음에도 할 일이 있었다

개인 서비스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코드 바깥에서 해야 하는 일이 많다.

사업자등록부터 도메인, 업무용 이메일, 소셜 로그인 설정까지. 하나를 준비하면 다음에 필요한 것이 보였다. 정부 지원사업까지 고려하면 사업계획과 각종 서류도 준비해야 한다.

각각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기보다는, 처음에는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필요해질 때마다 알아보고, 결정하고, 설정해야 했다.

숨은 비용은 구독료나 도메인 비용만이 아니었다. 이런 일에 들어가는 시간과, 하루에도 여러 번 역할을 바꾸는 데 드는 에너지도 비용이었다.

직장에서는 이미 준비된 환경 안에서 개발하는 일이 많았다. 개인 서비스를 만들 때는 그 환경부터 내 일이었다.

그렇다고 이런 준비가 끝나면 사업이 시작되는 것도 아니었다. 준비를 잘하는 일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드는 일은 별개였다.

6개월 뒤, 첫 서비스를 접었다

개인 시간과 자본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첫 서비스는 접었다.

돌아보면 놓친 것들이 있다. 개발하기 전에 사용자를 더 만나야 했다. 꼭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만들면서 제품의 복잡도를 늘리지 말아야 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이 고객에게도 중요한지 더 일찍 확인해야 했다.

지금은 몇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 있었다. 고집도 부렸다. 이미 투자한 시간이 있었고, 내가 생각한 방향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그래서 이 경험을 단순히 “개발을 더 잘했어야 했다”는 말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내가 부족했던 것은 구현 능력만이 아니었다. 무엇을 만들지,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 언제 생각을 바꿔야 할지를 판단하는 일이었다.

직장인 개발자에서 창업자로, 조금 더 정확히는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넘어가기 위한 첫 경험이었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두 번째에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

첫 서비스를 접은 뒤에는 3주 정도 쉬었다.

그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조금 가볍게 시작하고 싶었다.

처음 6개월처럼 내 시간을 온전히 개인 서비스에만 쏟을 수는 없었다. 내 삶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기도 했다. 그래서 프리랜서 일을 병행하기로 했다.

개인 서비스 하나도 쉽지 않은데 무슨 프리랜서냐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시간은 더 나뉜다. 다만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일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다시 도전하는 것뿐 아니라, 그 도전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도 필요했다.

이번에는 얼마나 몰아붙일 수 있는지보다,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이름 앞에서

‘모두의 창업’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공식 소개에서는 멘토링부터 시제품 제작,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설명하고 있다.

이 이름을 내 경험과 함께 놓고 보면, 시작할 수 있다는 것과 계속할 수 있다는 것 사이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개발자였고, 직접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내가 가진 조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고,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해서 사업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었다.

시작할 때는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를 많이 생각했다. 한 번 접고 다시 시작할 때는 이 일을 내 삶 안에서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를 더 생각하게 됐다.

내게는 프리랜서 일을 병행하는 것이 그 답의 일부였다. 개인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그 시간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했다. 처음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만이 다시 도전하는 방법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 경험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용기를 내서 시작하라는 말만 하고 싶지는 않다.

얼마나 시간을 쓸 수 있는지, 어디까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언제 방향을 바꿀 것인지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이런 질문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고, 실제로 부딪힌 뒤에야 고민했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창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기보다, 지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이름 옆에 내 이야기를 남긴다면, 대단한 결심으로 시작했다는 이야기보다는 이런 내용을 남기고 싶다. 만들었고, 접었고, 쉬었고, 다시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에는 제품뿐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내 생활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것.

고객에게 중요했던 것은 내가 만든 핵심 기능이 아니었다

두 번째 서비스의 출발점은 첫 번째 서비스에서 만난 고객이었다.

여행 콘텐츠를 작성하는 분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객 관리, 이전 여행과 고객의 히스토리, 글로벌 고객에게 전달할 여행 사진과 지도 관리에 대한 필요를 알게 됐다.

나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드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고객에게 더 중요했던 것은 콘텐츠 자동화 자체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자동으로 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다만 내가 만난 이 고객에게는 다른 문제가 더 가까이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타깃이 중요하다는 말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게 됐다. 같은 업종의 고객이라고 해서 같은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고, 내가 중요하다고 이름 붙인 기능이 고객의 우선순위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부터 여행과 지도, 기록을 다루는 서비스에 관심이 옮겨갔다.

AI가 없어도 가치 있는 시간을 다루고 싶었다

두 번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정한 방향도 있었다.

AI를 일상에 녹여내고 싶었지만, 반드시 생산성을 높이는 서비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처리하게 하는 것 말고, 사람이 시간을 들여 경험하는 일을 돕고 싶었다.

여행이 그런 예였다.

여행은 물리적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직접 경험하는 일이다. 나는 그 과정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준비하고 기록하는 방식은 바뀔 수 있지만,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가상현실이나 새로운 콘텐츠가 훨씬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당분간 사람이 직접 보낸 시간과, 그 시간이 남기는 기록에 더 관심이 있다.

AI가 있기 때문에 성립하는 서비스보다는, AI가 없어도 소중한 것을 더 잘 다루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유입을 만드는 일과 사업을 만드는 일은 달랐다

지도 서비스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로 제공했다.

구글 광고도 가볍게 집행했고, 첫 번째 서비스에서 만든 소셜미디어 자동화 기능을 활용해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스레드에도 콘텐츠를 올려봤다.

직접 마케팅을 하면서 느낀 것은 꾸준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었다. 누구에게 보여주는지, 그 사람이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콘텐츠가 그 관심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건드리는지가 중요했다.

BTS 콘서트와 관련된 관심이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월 1만 ~ 3만 명 규모로 사람들이 사이트를 찾는 경험도 했다.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이 있다는 것을 숫자로 체감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숫자가 곧 사업의 검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관심을 끌어 방문하게 만드는 것과,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은 각각 다른 질문이었다.

지도 비용을 검토하면서 그 차이는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지도 표시와 경로 탐색 같은 기능은 사용하는 제품과 호출량에 따라 비용이 발생한다. 사용자가 늘어날 때 무엇이 함께 늘어나는지도 생각해야 했다. Google for Developers

기술을 바꾸거나 직접 구축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업에 들어가는 내 시간 역시 비용이다.

결국 다시 같은 질문으로 돌아오게 됐다.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얻고, 그중 누가 무엇에 돈을 지불하며, 나는 그 가치를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는가.

아직 사업을 배우는 중이다

첫 번째 서비스를 통해 만드는 일이 사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두 번째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유입을 만들고, 비용과 수익을 함께 생각하는 일을 배우고 있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다음 판단부터 정확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볍게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어도 만들다 보면 필요한 것이 계속 보이고,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 이 기록을 남긴다.

성공한 뒤에 과거의 선택을 모두 필요한 과정으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지금도 답을 찾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남겨두고 싶다.

나는 아직 개발자에서 사업가로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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